10대의 고뇌와 성장, 그리고 잃어버린 순수에 대한 애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10대의 고뇌와 성장, 그리고 잃어버린 순수에 대한 애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어른이 되는 것은, 혹은 어른이라고 불리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며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입니다. 10대 소년 홀든 콜필드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어른들의 위선과 허위에 대한 냉소와 분노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학교, 가족, 친구, 모두에게 홀든은 깊은 불신을 느끼고, 그들의
가식적인 모습에 혐오감을 느낍니다.

"페니와이즈"라는 홀든의 은어는 어른들이 갖춘 위선과 가식을 상징합니다.
그들은 세상의 규칙에 맞춰 행동하고, 진정한 감정을 숨긴 채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홀든은 그들의 모습을 "가짜"라고 규정하며, 자신만이 순수하고
진실된 존재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홀든의 순수는 어딘가 불안정하고 위태롭습니다. 그는 세상과 소통하기를
두려워하고, 자신을 고립시키려 합니다. "호밀밭"은 홀든이 동경하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순수한 아이들이 뛰어노는 호밀밭은, 어른들의 세상에 물들지 않은
낙원으로 존재합니다. 홀든은 "아이들이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파수꾼이 되고 싶어 합니다.

홀든은 자신의 내면에 깊이 자리 잡은 상실감과 외로움을 극복하지 못합니다.
그는 사랑하는 동생 피비를 잃을까봐 두려워하고, 세상과의 소통을 포기하려
합니다. 홀든의 삶은 마치 끊임없이 움직이는 회전목마와 같습니다. 그는 멈추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를 멈추지 못하게 합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단순한 청소년 소설을 넘어, 우리 모두가 겪는 성장의
고통과 잃어버린 순수에 대한 애가를 담고 있습니다. 홀든의 방황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과 같습니다.

어른이 되는 것은 단순히 나이가 드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어른은 세상의
부조리와 맞서 싸우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스스로의 내면을 성찰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홀든은 세상에 대한 분노와 혐오를 표출하지만, 동시에 순수한
아이들을 지키고 싶어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홀든의 방황을 통해 성장의 고통과 잃어버린 순수에 대한 슬픔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깨닫습니다. 세상에 대한 냉소와 분노만이 아닌, 깊은 연민과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성장이 아닐까요? 《호밀밭의 파수꾼》은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서도록 이끌어줍니다.